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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외국 부모들 '윤석열 대통령 참석 대기하느라 탈진 사태 발생'

멋진기레기굥 발행일 : 2023-08-09

잼버리 외국 부모들 '윤석열 대통령 참석 대기하느라 탈진 사태 발생'

개영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개영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

 

잼버리 초중고 공연팀 폭염 속 '8시간 악몽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개영식에서 축하공연에 나선 초·중·고 학생들이 대기 중에 제대로 된 냉방시설 없이 약 8시간을 열악한 조건의 천막에서 보내야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차량 통제로 인하여 공연이 끝난 후에도 바로 귀가하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개영식 참석 때문에 보안이 강화되어 공연팀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

학부모들의 제보와 <오마이뉴스>의 취재 결과, 전북 지역의 초·중·고 학생 약 100명으로 이루어진 관악단은 잼버리 개영식이 시작되기 5시간 30분 전, 오후 2시 30분경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다.

 

바닥에 앉아 밥 먹고 서서 기다려

"(대기실과 인접한) 무대 뒤편 도로가 통제되면서 도시락 배달 차량이 들어오지 못해 학생들이 제때 밥을 먹지 못하고 간식으로 끼니를 때웠다"며 "나중에 도시락이 도착했지만 (대기실의) 테이블도 하나뿐이고 의자도 부족해서 땅바닥에 앉아 밥을 먹어야 했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 참석으로) 교통 통제가 심해져 불편했다. (버스가 원래 위치에 있었다면) 버스에서라도 쉴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며 "대기실에 아이들이 앉아 있을 의자도 없었고 모기도 많았다. (개영식의) 공연팀인데도 불구하고 (그런 대우를 받았다)"

 

해외에서부터 난리가 난 이유

이번 사건은 개영식에서 시작되었다.

3일, 윤석열 대통령이 VIP로 참석하면서 보안 조치가 강화되었다. 이로 인해 다양한 국가에서 온 참가 청소년들은 폭염 속에서 몇 시간 동안 소지품 검사를 위해 대기하게 되었고, 이 중 일부는 탈진하여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부모에게 어려움을 호소하였고, 이에 부모들은 각각의 국가 정부에 반발하였다. 이 사건은 해외 언론에도 큰 관심을 받아 폭발적으로 보도되었다.

 

대통령의 잼버리 참가 세리머니에만 집중

개영식(개막식)에 참석한 학생들
개영식(개막식)에 참석한 학생들

 

VIP(윤석열 대통령) 행사 참석으로 인한 몇 시간의 대기는 해외 청소년들에게 낯설고 부담스러운 경험이었다. 이에 대해 부모에게 호소했으나, 국내 언론은 대통령의 잼버리 참석에만 관심을 두었다.

VIP 행사로 인해 아이들이 수시간 동안 고온에 노출되자, 소방 당국은 행사 일시 중단을 제안했으나 강행되었다. 상황이 위험할 정도라면 시간을 단축하는 등의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 행사는 참가자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하며, 그날의 중심은 해외 및 국내 청소년 참가자들이었다. 이들이 고통을 겪으며 부모에게 호소하는 바람에 해외에서 큰 논란이 일었다.

아이들이 고온에 오랜 시간 노출된 원인은 개별 소지품 검사로 인한 대기 시간이었다. 지친 아이들 중 일부는 탈진하여 쓰러지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VIP의 행사 참석은 그 의미가 퇴색됐다.

 

잼버리 참가자 방치했거나 무능했거나

대회의 성패는 그 준비 과정에서 결정된다. 세계잼버리의 유치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성공했고, 이후 문재인 정부를 거쳐 윤석열 정부 하에서 행사가 진행되었다. 행사의 유치부터 실제 진행까지 6~7년의 시간이 걸릴지라도, 대회 직전 1~2년은 집중적인 준비에 들어간다. 주로 예산 분배와 관련된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집권 여당은 전 정부의 부족한 준비를 비판하며 책임을 전가하려고 한다.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로 보이며, 이를 통해 대중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전략이 투명하다. 그렇게 한다 하더라도, 대회의 세부 준비기간으로 16개월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이 시간은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하는 데 충분했다. 결국, 의지와 투자의 문제였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의 책임을 떠넘기려 해도 국민들이 수긍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론을 말해보자.

새만금 빈 들판에 6개월 전부터라도 제대로 준비를 했으면 간단히 끝났을 문제다. 배수 시설 제대로 갖추고, 벌레 퇴치를 위한 방역에 신경 쓰고, 폭염에 대비한 야영 텐트군을 별도로 넉넉히 설치해 그 안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휴식을 취하게 했으면 해결됐을 문제다.

 

'여가부 폐지'에만 신경쓴 여가부 장관이 주체

2023년 새만금 잼버리는 다섯 개의 주요 기관 – 여성가족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세계잼버리본부, 전라북도 –에 의해 주최되었다. 이 중에서도 청소년 정책을 총괄하는 여성가족부가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야 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효과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윤석열 정부의 초기 정책 방향 중 하나로 여성가족부의 폐지를 제안했던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인 것으로 보인다. 여성가족부의 구성원들은 그로 인한 불확실성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인해 사기가 저하되었을 것이며, 일상 업무의 집중도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잼버리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체크해야 할 주요 부처의 수장이라는 역할을 맡은 여성가족부 장관이 폐부 문제에만 몰두한 것은 매우 큰 문제로 작용했다. 대회 시작 전 1년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주관 부처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사실은 당연히 준비 과정에도 큰 혼란을 가져왔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행사 준비와 진행에 필요한 의지와 책임감이 부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최소한 6개월 전부터라도 준비해 나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 대회다. 새만금은 빈 땅이어서 무슨 건물 철거하고 민원 문제 해결하는 시간 끌기 이유도 없었다. 대회를 잘 치르겠다는 인식만 가졌으면 이런 참사는 얼마든지 막고, 세계의 아이들에게 더 많은 추억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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